논문의 인용과 표절 기본 카테고리

이곳 센터의 학문적 일정 중 하나는 매주 화요일 12시에 시작하는 화요세미나(Tuesday Seminar) 이다. 대부분 치매와 노화에 대한 최신 지견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지지만 심심치 않게 연구윤리,IRB 신청, 도서관 이용방법과 같은 이슈들도 다룬다. 몇 주 전에 도서관 직원의 발표가 있었는데, 주 내용은 연구자들의 논문 관리에 관한 것이었다.
전원이 연구자인지라 이곳에서 연구 성과를 평가받을 일이 없는 나를 제외한 모든 참석자가 매우 열심히 들었고 질문도 많았었다. 연구자들의 계약, 승진, 연구비 수주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연구 실적의 평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어떤 연구 결과가 다른 연구 결과보다 우월한지, 게다가 분야와 방법이 다른 연구 성과들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지의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연초에 전년도 교수의 연구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학진 등재지난 등재후보지와 같은 특정 기준을 만족하는 학술지에 논문을 얼마나 개재 했는지를 확인한다. 거기에 대표저자였는지 공동저자로서 몇명이 참여하였는지 등이 연구 업적 점수의 결정 요인이 되었는데, 이 경우 논문 개재가 결정되면 그뿐일뿐 그 연구가 그 분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중요성을 가지는지를 측정하기는 어렵다. 국내 연구와 세계 유수의 기관 연구들 사이의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마당에 이러한 이전의 지표들은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미 그 작업에 들어갔거나 변경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연구 성과 지표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인은 그 논문이 얼마나 '인용'되었는가이다. 특정 연구 결과가 얼마나 가치있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그 분야에서 그 결과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달려있고 이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후 연구자들의 연구 도입, 시행, 고찰에 있어 해당 연구를 얼마나 참고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연구자의 평가에 사용하고 있는 H-index는 기존의 양적인 인용지수를 보다 합리적으로 발전시킨 형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들에게 있어서 인용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연구를 다른 연구자들이 얼마나 인용해주는가에 따라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평가받게 되고 그에 따라 학자적 평판이 결정되며, 근로 계약과 승진, 더 나은 연구를 위한 연구비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결국 첨부한 만화와 같이 인용은 연구자들의 '밥줄'인 셈이다. 만화나 사진, 음악과 같은 예술작품의 무단복제와 함께 학술논문의 무단전재는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선행 연구자의 학문적, 경제적 이득을 침해하는 경제적 문제를 야기한다. 하늘아래 전혀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나. 연구의 가설을 설정하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 방법을 고안하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석과 고찰을 하는데 있어 무수한 선행 연구의 도움을 받는다. 이에 대한 보상은 올바른 방식의 인용에 따른다. 이러한 절차로 도출된 자신의 연구 결과는 후발 연구자들이 인용해 줌으로써 가치를 얻게 되며 결국 해당 분야의 연구 발전을 가져오게 되는 셈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선출된 선량이 논문 표절 문제로 곤란을 겪는다는 소식이다. 연구를 하지 않았거나 결과를 조작한 것도 아니고 단지 참고문헌 기재나 인용 누락일 뿐인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과도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억울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우선 부적절한 인용 혹은 표절 문제를 데이터 조작과 비교한 그의 반응에 신경이 쓰였다. 우리는 실험 결과와 다르게 데이터를 조작해서 발표하는 행위에 대해서 매우 강하게 비판한다. 따옴표나 참고문헌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실험을 안했거나 데이터를 조작한 것도 아닌데 그럴 수 있지 않느냐 하는 반응에는 이러한 행위가 부적절한 인용보다는 더 나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애초에 처음부터 전혀 새롭게 데이터를 조작해서 학위 논문을 작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니 그런 상황은 논외로 하자. 그보다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데이터 조작의 실례는 특정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의 의도나 가설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선별하거나, 부합하지 않는 자료들을 제외하는 이른바 '쿠킹'과 같은 행위들이다.  경우에 따라 그러한 관찰이 참값에 더 가까울 수도 있고 분석이 타당성을 가져 이것이 조작의 범위에 해당하는지 정당한 분석 과정에 해당하는지 애매한 경우도 존재한다. 연구자라면, 특히 연구 결과가 자신이 매우 신뢰하는 가설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유혹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고 그러한 행동에 응분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굳이 죄질의 정도로 치자면 따옴표나 참고문헌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이 이보다 더 나을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동정의 여지는 목적을 위한 거짓말이 의도적이던 무지에 의한 것이던 간에 일어난 도둑질보다 더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상반된 인식이 가능한 것은 지적 재산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았던 우리 사회 분위기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국내의 학위논문이나 학술지에서의 인용이 원저자의 학문적 혹은 경제적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이 정립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단지 있을 수 있는 착오거나 윤리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는 있을지언정 치명적인 문제라고 여기지 않았지 않나 싶다. 이글을 쓰던 중인 며칠전에 당적을 사퇴했다는 뉴스를 접하긴 했지만, 그것이 정말 해당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취한 자발적인 행동일지, 아니면 그 또한 이른바 정치적 행동인지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의 공세라는 논리에 갖혀 부적절한 인용과 표절의 문제를 무시하거나 회피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만화를 연구 성과 관리와 관련한 화요세미나 발표에서 처음 보고 재미있어서 블로그에 올리려고 검색하니 SNS나 블로그에 개재하는 경우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단다. 아까웠지만, 이글의 전체 흐름상 합법적으로 인용해야 하는 것이 옳아 한 블로그에 한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을 지불하고 개재한다.


만화 저작권에 대한 영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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