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ing and dementia 기본 카테고리

우리나라에서 자가용의 개념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이 아마 1980년 중반쯤이 아닐까 싶다. 이 시기에 자기 차량을 소유하여 운전을 시작하였다면, 그리고 그것이 한 30대쯤이었다면, 이분들이 이제 60-70대가 되셨으니 우리나라에서도 노인 운전에 대하여 주목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특히 치매 환자가 운전을 포기하지 않는 경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고 그에 대한 대책들이 일정 수준에서 마련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전을 지속하고자 하는 욕구는 적은 편인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인에게서 자동차와 운전은 먹고 입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활에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이다. 공간적인 제약 혹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해 자기 차량이 없이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우리나라나 혹은 미국내의 대도시의 다운타운과는 달리 대다수 미국인들은 자동차 없이는 쇼핑이나 취미생활, 종교생활 등이 애초에 불가능하다.
이곳 센터에서는 very mild AD 환자부터 driving exam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미주리 주 정부와 관계 없이 환자가 안전하게 운전을 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고 의학적 권고를 내리기 위해서인데, 많은 미국인 환자들은 이 검사를 받는 것을 꺼려한다. 검사를 받는 것 자체가 자신이 수십년간 해 온 운전 능력에 대해 의심받는 것이며 혹여 운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내려질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이곳 의료진은 이 검사가 환자에 대한 documentation과 protection을 위한 것이라고 설득한다. 어제 진료 중에도 Dr. Morris는 "당신이 숙련된 운전자라는 것은 나도 잘 안다. 수십년간 큰 사고 없이 운전을 해서 아이들 학교도 보내고 교회 성경 모임 리더도 하는 등 많은 일을 했다. 우리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혹시 당신의 잘못이 아닌 작은 사고에 연루되었는데, 기록상 당신이 워싱턴대학의 Dr. Morris에게 진료를 받고 있으며 치매 치료제인 donepezil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경찰은 당신의 운전 능력을 의심할 것이다. 이 경우 driving exam 결과에서 당신의 운전 능력에 문제가 없었다는 기록이 있다면 우리는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다. 이는 전적으로 당신을 위한 과정이다. 반면에 만일 조금이라도 운전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것은 당신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다."라며 설득했다. 이러한 내용은 진료 상황에서 흔히 있었던 일이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자세하고 친절한 의사의 설명에 별 말 없이 동의해 왔다. 그런데 어제 환자는 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알츠하이머 협회 (Alzheimer disease association)에서 만난 다른 환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은 절대 driving exam을 받지 말라고 하더라. 당신이 권고에 따라 운전을 포기하는 순간부터 퇴행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운전능력의 손상이 전체적인 인지 감퇴를 반영하기 때문에 운전을 하지 못한다고 평가된 이후 알츠하이머 병리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운전을 하지 못하면 아침에 신문을 사고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식료품점에 있는 커피숍을 갈 수 없고, 골프를 치러 나갈 수도 없으며, 도서관에 자원봉사도 하지 못한다. very mild dementia라도 이러한 일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사회 활동이 퇴행 예방에 기여를 하지만 단지 이동 수단이 없어 포기하게 되면 이에 따라 활동 수준이 감소하면서 인지 퇴행이 극심해지고 우울감 등 정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 수긍이 되었다.

심한 치매 환자에게도 그리 심한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등 환자에게 매우 지지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Dr. Morris는 운전 능력이 손상되었으나 운전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단호하게 지시하는 편이다. 매우 손상이 경미하여 운전 가능 판정이 된 환자라도 현재로서는 운전해도 되지만 날씨가 좋지 않거나 어두운 밤 혹은 매일 다니는 도로가 아닌 생소한 도로, 매일 다니는 도로라도 공사 중이라면 운전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미국인들에게 특히 배우자 혹은 이동을 도와줄 다른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 말은 사형선고까지는 아닐지라도 실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운전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 그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셈이니 이 나라에서 겪게 되는 딜레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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